2026년 9월 6일,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를 오가는 항공편에 큰 차질이 생겼습니다.
자카르타의 대표적인 국제공항인 수카르노-하타 국제공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의 여러 공항이 잇따라 운항을 중단했기 때문입니다. 아낙 크라카타우(Anak Krakatau) 라는 자바섬과 수마트라섬 사이에 있는 순다 해협에서 활동하고 있는 화산이 폭발했기 떄문입니다. 이번 사태에서 큰 문제가 되었던 것은 용암보다도 하늘로 올라간 화산재였습니다.
아낙 크라카타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나
아낙 크라카타우는 9월 5일부터 강한 분화 활동을 보였습니다. 분화 과정에서 용암이 분출됐고 큰 폭발음도 발생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지질 관련 기관에 따르면 폭발음은 화산에서 약 700km 떨어진 곳에서도 들릴 정도였습니다. 이후 9월 6일에도 추가 분화가 이어졌습니다. 아낙 크라카타우에서 나온 화산재는 화산이 분화한 이후 자카르타와 주변 여러 지역을 뒤덮고 있다.
문제는 분화와 함께 발생한 화산재가 높은 고도까지 올라갔다는 것입니다.
당시 화산재는 자바섬 방향으로 약 6,000m, 수마트라섬 방향과 반텐주 일부 지역에서는 최대 15,000m 높이까지 올라간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15km라는 높이는 상당히 높은 높이로 일반적인 여객기가 비행하는 고도와 겹칠 수 있기 때문에 항공기 운항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수카르노-하타 국제공항 주변 상공에서도 화산재가 확인되면서 공항 운영이 중단됐습니다.

화산재가 비행기에 그렇게 위험할까?
화산재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나무가 타고 남은 재와는 다릅니다. 그 안에는 아주 작은 암석과 광물 입자 등이 섞여 있기 때문에 이 입자가 항공기 제트엔진 안으로 들어가면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화산재는 항공기에게 상당히 위험한 물질입니다. 특히 제트엔진 내부의 높은 온도 때문에 화산재가 녹아 엔진 내부 부품에 달라붙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아래와 같은 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엔진 내부 부품 손상
- 터빈 블레이드 손상
- 연료 및 공기 흐름 방해
- 엔진 추력 저하
- 조종석 앞 유리 손상
결국 화산재가 있는 공역을 비행하는 것 자체가 항공기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번 인도네이아의 공항 폐쇄는 항공기 안전을 위해 매우 보수적으로 판단한 조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교통부 역시 화산재의 이동 상황을 계속 확인하면서 안전이 확보된 경우에만 공항 운영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입니다
8개의 공항 운항중단 과 수백 편의 항공편 결항
인도네시아 교통부의 9월 7일 보도에 따르면 영향을 받은 항공편은 2,961편, 영향을 받은 여행객은 약 34만 1천명 까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수카르노-하타 국제공항의 폐쇄도 연장됐습니다.
즉, 단순히 몇 시간 비행기가 늦어지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국제선과 국내선 모두 영향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또 하나 눈여겨볼 부분은 화산 폭발의 영향이 공항에만 머물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화산재가 떨어진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눈의 자극을 호소했고, 일부 학교에서는 예정된 활동을 취소했습니다.
어민들도 조업을 취소했습니다. 9월 7일에는 자카르타와 주변 일부 지역에서 학생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는 조치까지 나왔습니다.
화산 폭발이라는 자연현상이 실제 사람들의 생활에 얼마나 넓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화산 바로 옆에 사는 사람만 피해를 입는 것이 아닙니다.
화산재가 바람을 타고 이동하면서 수십~수백 km 떨어진 지역의 교통과 교육, 어업, 일상생활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아낙 크라카타우는 어떤 화산인가
인도네시아는 이른바 '불의 고리(Ring of Fire)'에 걸쳐 있다. 불의 고리는 태평양을 둘러싸고 있는 지진·화산 활동이 매우 활발한 지역이다. 지각을 구성하는 여러 판이 서로 만나는 곳이기 때문에 지진과 화산 분화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아낙 크라카타우라는 이름은 인도네시아어로 '크리카타우의 아이'라는 뜻이다.
약 100년 전부터 과거 크라카타우 화산이 있던 지역에서 새로운 화산이 바다 위로 솟아나기 시작했다.
그 이전의 크라카타우 화산은 1883년 대규모 분화를 일으키며 사실상 스스로 붕괴했다.
이 폭발과 뒤따른 일련의 쓰나미로 3만 6,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그리고 아낙 크라카타우 역시 2018년 분화 당시 쓰나미가 발생하면서 400명 이상이 사망했다.
따라서 이 화산이 이번에 다시 강하게 분화하면서 과거의 피해가 다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다만 현재 이번 분화와 관련해 즉각적인 쓰나미가 발생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인도네시아 BMKG는 9월 6일 오전까지 순다 해협에서 쓰나미를 나타내는 해수면 이상이 관측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상황은 어떻게 될까?
9월 7일 현재 아낙 크라카타우의 활동은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분화가 일단 약해지더라도 화산재가 이미 넓게 퍼져 있고 추가 분화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공항이 곧바로 정상화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9월 7일에도 여러 공항의 폐쇄가 연장됐으며, 인도네시아 정부는 일부 항공편을 다른 공항으로 우회시키는 등 대체 공항을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항공 분야에서는 조금의 위험을 감수하고 운항하는 것보다 운항하지 않는 것이 훨씬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항공기는 한 번 사고가 발생하면 피해 규모가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특히 화산재는 육안으로 위험성을 판단하기 어렵고, 하늘에 얼마나 퍼져 있는지와 바람을 따라 어디로 이동할지가 계속 달라집니다.
따라서 공항 운영을 재개하려면 단순히 공항 활주로에 화산재가 없다는 것만 확인해서는 안 됩니다.항공기가 지나갈 공역까지 안전한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당국도 화산재의 이동과 항공 운항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공항 폐쇄 시간을 연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도네시아를 여행하거나 자카르타를 경유할 예정이라면 공항 운영 상황뿐 아니라 항공사에서 발표하는 항공편 상태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연재해는 언제나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강력하게 인간의 일상으로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특히 세계 여러 나라가 항공과 물류로 촘촘하게 연결된 지금은 한 지역에서 발생한 자연재해가 전혀 다른 지역에 있는 사람의 일정과 생활까지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 사건이 다시 보여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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